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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by 커넥터리 2021.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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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에 대한 기본 지식을 모르고 읽게 된다면 공산주의의 사상 개조의 답답한 내용속에 좌절감, 그 속에서 방황하는 내용만 보일 것 같다.

백석을 기리는 현실, 가상의 조합의 내용인지 모르고 중반에서야 글귀를 보고 알았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그리워' 할 수 있는 사람의 눈은 멀다. 

백석이 겪었을 고통과 의지를 보면서 읽는다면 달라졌을까?

모르고 봤던 중반까지의 감정은 공산주읭에서 사상개조의 현실에 맞서는 기행.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표어가 유행하던 어린시절의 생각이 지금의 나.

요즘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 과정을 되돌아 보게 된다.

가치관, 신념의 형성과 고착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시대흐름을 관통하는 개인의 생각들의 흐름.

캐릭터들과의 연관성과 흐름의 긴장감은 거의 없다고 생각돼서 재미없었다. 

백석의 마지막 7년. 전성기의 시절이 아닌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과정을 소설로 엮은 내용이 .. 백석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좁은 범위로 읽혀질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펜은 칼보다 강하다. no pain no gain. 단순한 문장의 이해에서 실로 직접 겪는다고 생각하면 신념과 행동이 발현 될 수 있을까? 

 

소설 추천사에 최은영의 평이 읽고 나니 더더욱 이해가 된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유폐된 시인의 무력감과 외로움을 봤다. 두번째로 읽었을 때 그가 맞서 싸울 수 없는 현실의 강고함을 봤다. 세번째로 읽었을 때야 나는 시인의 눈에 비친 작은 세계를 봤다.

내가 왜 매번 김연수의 소설에서 주춤대고 길을 잃어버렸는지를 큰 물살을 따라서만 흘러가지 않고 지류에 머물며 작은 것들의 이름을 불러주던 작가의 목솔를 어째서 계쏙해서 듣고 싶었는지를 그의 소설은 여전히 내게 다정하고 외롭고 깊은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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